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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칼럼

2023.4.30. (복음신문) "그리운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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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5-07 15:45 조회1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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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모님!
   2023-04-26 10: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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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헌 수 목사꿈너머꿈교회 담임
천국환송문화운동본부 총재
한국부활문화연구원 원장
투헤븐선교회 대표
예장웨신총회 총회장


그리운 사모님!

사랑하는 사모님이 어느새 90이 넘으셨다. 자주 찾아뵙겠다는 마음으로 교회에서 가까운 요양원에 모셨다. 훌륭하게 장성한 아들딸의 자녀들이 어머님을 잘 섬긴다고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해 생각만큼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세가 들었어도 마음과 생각은 그대로지만 몸은 연약하고 불편하여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셨다. 점점 그 외로움은 더했고 늘 먼저 전화로 안부를 물어 오시곤 했다. 코로나로 인하여 몇 년 동안 면회도 자유롭게 못하고 너무 제한적이었다. 어렵다는 핑계로 찾아뵙지 못해서 늘 송구한 마음이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이제는 면회가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찾아갔다. 기대를 갖고 희망의 설레임으로 요양원에 갔다. 그동안 너무 엄격해서 많이 불편했는데 이렇게 직접 찾아뵐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 하루종일 날마다 요양원에 계시는 사모님께서 늘 그리워하시면서 보고 싶다고 전화를 하시곤 했었다. 평소에도 내가 천국에 갈텐데 목사님께서 나를 꼭 천국환송으로 세마포를 입고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일상생활에 마스크 착용도 풀렸고 간소화됐기에 아내와 함께 9층 요양원 건물에 올라갔다. 출입문 앞에서 예의를 지켜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하고 면회를 요청했다. 첫마디가 ‘예약을 했냐’고 물어본다. ‘아니’라고 하니 ‘안 된다’고 한다. ‘왜냐’고 물었더니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물었다. ‘그러면 예약을 언제 해야 되느냐? 몇 시간 전이냐, 하루 전이냐, 일주일 전에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적어도 하루 전에는 해야 한다’는 대답이었다. 화가 났다. ‘그러면 미리 그렇게 예약을 하면 코로나가 안 걸리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코로나가 오느냐’고 대꾸했다. ‘법이 그렇다’고 한다.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했다.
겨우 제한적으로 허락을 받았지만 출입문 안으로 들어서지 못한다. 사모님도 휠체어에 타고 출입문 앞에 계셔야 한다. 서로 쳐다보고 말만 하게 했다. 사모님은 나를 보자마자 너무 반가워서 벌떡 일어나 손을 잡으려고 했다. 얼른 다시 자리에 앉힌다. 손이라도 만지고 싶은 사모님의 순수함과 간절함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예 가까이하지도 못하고 또 손을 잡을 수도 없었다.
조금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모님은 헌금을 드리겠다고 일어서신다. 불편한 몸으로 방에 가시더니 봉투를 가지고 나오신다. 그리고 내게 주시려고 손을 내민다. 당연히 목사로서 봉투만이라도 잡고 기도를 하려는데 요양사가 그것까지도 못하게 한다. 자기가 봉투를 뺏더니 내게 건네준다.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사모님 때문에 억지로 참았고 받았다.
손을 잡고 기도해 드리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한 마음으로 축복해주고 싶었지만 이것도 안 됐다. 이것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따뜻하게 손도 잡아보지 못하고, 안수기도는커녕 축복하지 못하고 그냥 씁쓰레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거룩한 분노로 예수님이 성전에서 상을 뒤엎었던 것처럼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사모님의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기에 지금도 너무 슬프다. 오랫동안 갇혀 있다가 목사가 찾아온 것이 너무 반가워서 좀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사모님은 나보다 더 안타까워하며 손 한번 잡아보려고 했지만 거부를 당했다. 사랑의 마음으로 한번 안아주지도 못하고 헤어졌기에 더 마음이 아프고 슬프게 느껴진다. 다시 가고 싶지 않다. 괴롭고 속상하다.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의 외로움과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렇게까지 할 수 없는 일이다.
내일 세계선교대회로 미국 워싱턴, 도미니카, 쿠바를 다녀온다. 사모님께서 내가 올 때까지 건강하게 계셔야 할텐데 신경이 쓰인다. 외국에 나가려면 먼저 걱정하는 분이 사모님이셨기 때문이다. 목사님 없는 사이에 천국가게 되면 어떻하냐고 평소에 늘 말씀하셨다.
제가 돌아올 때까지 잘 기다려 달라는 기도를 드리며 내일 떠날 채비를 갖춘다. 사모님 그립고 사랑합니다.

편집부湲곗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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