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08. 25 [복음신문] 기도 제목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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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제목의 눈물!
김 헌 수 목사
지난주 주일예배 후 우 권사가 다가왔다. 마주 앉아서 짧은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나에게 말을 한다. ‘내 생애 하나님께 간구하는 2가지 기도제목이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목사님께 바라고 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순간 좋은 건지, 아닌지 궁금했지만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고 기다렸다.
간혹 교인들은 목사께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 엉뚱하게 교회를 떠나겠다는 등의 실망스런 말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내게도 37년이라는 목회 경험상의 선입견과 궁금증에 조급하지만 참고 여유를 가졌다.
우 권사는 잠시 숨을 가다듬더니 말을 이어간다. ‘제가 목사님께서 마음껏 목회하실 수 있도록 드리고 싶은 것이 있었어요. 이제야 기도제목이 응답 되었어요’ 하면서 가방에서 카드를 꺼낸다. ‘마음대로 쓰세요, 국내외 어디든지 다 사용할 수 있어요’ 예기치 못한 고백이었다. 그런데 그 후가 더 큰 감동이었다. 내 손에 카드를 주고는 화장한 고운 눈에서 눈물을 훔치는 것이었다. 응답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좋으신 하나님의 일하심과 이렇게 축복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것이다. 평생 목사님께 힘이 되고 도와 드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이루어졌다는 고백이었다. 정말 그녀의 눈물은 아름다웠다. 그 눈물은 나에게도 큰 감동이었다. 순수하고 청아한 눈물이었다. 순박한 은혜의 눈물이었다. 물론 카드 자체가 귀한 감동이었지만 그보다 그의 깨끗하고 순진한 눈물이 더 큰 보배로 느껴졌다.
나는 돈 많이 벌고 출세하고 싶어서 강원도 시골에서 상경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알뜰살뜰 돈도 모았다. 그러나 다시 마음이 바뀌어서 목회를 하고 싶었다. 1984년 주의 길로 뛰어들어 서울 사당동에 먼저 교회를 개척했다. 자격도 없이 서리 전도사로 교회를 하면서 대학원 공부를 하고 5년째에야 목사 안수를 받았다. 개척하는 그때마다의 여러 순간들에서 잊지 못할 눈물들이 많이 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5-6)”의 말씀을 붙잡고 열심히 목회하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 눈물의 귀하고 값진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 힘들어서 또 아픔과 고통스런 눈물도 있었다. 성도들을 보며 안타까운 맘으로 나의 고통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제는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간증이 되고 있다. 주님을 향한 눈물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도 자랑스럽고 가치 있는 눈물들이 되고 있다. 그렇다. 목회는 반드시 눈물로 시작한다. 눈물 없이 시작될 수 없다. 또 그 눈물은 계속해서 흘려야 한다. 멈출 수 없는 눈물이다. 속상하고 은혜가 돼서 울고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목회 마지막에 가서도 역시 눈물이다. 그때는 감사와 감격의 눈물이 된다. 은혜와 환희로 얼룩진 눈물이다. 아름다운 열매를 바라보며 주님의 사랑을 느끼며 감사하는 고백의 눈물인 것이다.
사랑하는 우 권사의 눈물을 보며 어느덧 내 목회의 열매로 느껴진다. 이 눈물이 목회다. 함께하는 눈물의 목회가 아름답다. 같이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렸고, 다시 단을 거두는 열매로 눈물을 흘린 것이다. 이렇게 감사로 고백할 수 있는 성도가 있기에 목회의 삶은 더욱 풍성하다. 그토록 종을 아끼며 섬기기를 원했던 순수한 눈물에 행복을 노래한다.
사실 언제부터인가 내 눈에서 눈물이 사라졌고 잃어버렸다. 다시 눈물의 감격이 회복되었다. ‘주님, 내 눈물을 들으세요’ 눈물이 앞을 가린다. 목회자인 나에게 눈물로 간구하는 기도제목이 지금 내 앞에 있다. 미국에 있는 나의 제자 사랑하는 승신이를 위한 눈물이다. ‘주여, 눈물의 기도를 들으시고 살려주세요. 회복케 해 주세요’ 이곳 한국에 와서 같이 떡볶이도 먹으며 마음껏 주님을 찬양하는 일상의 그 날이 다시 오기를 소망한다. ‘내가 네 눈물을 보았고 네 기도를 들었노라’의 응답으로 간증하는 눈물의 그 날이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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